깨달음1 경계 설정 경계 설정 수천 번을 삼키며, 감정을 숨기는 일이 생각보다 더 무겁고 고달프더라. 마치 음식처럼, 하나둘씩 쌓여가는 무언가가 내 속을 채워버렸지. 그때 나는 경계가 없었어. 나만의 세계란 없었고, 너의 삶에 들어가 살아가는 게 당연한 것 같았지. 내가 너였고, 너가 나였던 그 흐릿한 경계 속에서. 만약 내게도 선이 있었다면, 내가 나로서 서 있을 수 있었다면, 너에게 모든 걸 내어주지 않아도 우리는 더 건강하게 함께할 수 있었을 텐데. 헌신이란 이름의 무거운 짐을 감당하는 대신, 적당한 거리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지켜줄 수 있었을 텐데. 경계 없는 헌신은 결국 너무나 힘들고, 고단한 길이었음을 이제서야 깨닫는다. 우리가 .. 2024. 9. 20. 이전 1 다음